비전공자, 부트캠프 출신 백엔드 개발자의 2년차 회고
2년 차 목표 달성했나요?
1년차 후기에서 작성한 내용은 모두 달성했다! 쿠버네티스(CKA) 자격증을 취득했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이 글을 쓰기 전에 전부 끝냈어야 했는데 어쩌다 보니 급하게 이직을 준비하게 돼서 많이 밀렸다. 사실 1년 안에 무조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만든 터라 무리 없이 달성했고 올해도 그럴 생각이다.
자기반성
최근 나의 단점을 알게 된 일이 몇 번 있었다. 그 계기로 나의 모습을 많이 되돌아보게 되었다. 무심코 했던 과거의 행동이 떠올라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이전에는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내 모습이 점점 안 좋게 보이기 시작하니 하루빨리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먹으며 고집이 세지고, 자기 주장이 강해지고, 쉽게 토라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의식적으로 바뀌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과거는 반성하고 앞으로는 달라지고자 다짐했다. 돌이켜 보면 내가 동경하는 사람들은 모두 나와 반대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한테서 볼 수 없는 모습이니 더 호감이 생기고 존경심도 들었던 것 같다.
내가 동경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닮아가는 내가 되기를, 그리고 그 변화가 누군가에게 또 좋은 기억이 되기를 바란다.
이직과 퇴사와 고민
작년 여름 즈음부터 내 미래와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개발자가 되기 위해 부트캠프에서 공부했을 때 상상하던 모습과 많이 달라 불안감이 컸던 것 같다. 부트캠프 동기들을 만나면 꿈과 희망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하곤 했는데 언젠가부터 회사에 대한 불만이나 업계의 암울한 상황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게 되었다. "우리 오랜만에 만났는데 왜 안 좋은 얘기만 하죠?" 하면서 자조 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개발자 네트워킹에 대한 참여 의지도 많이 사라지게 되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 교류하는 것에 대한 흥미가 사라졌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내가 집중한 건 회사 일과 개인적인 공부였던 것 같다. 그러다가 첫 이직을 하게 되었다. 심지어 국내가 아닌 일본으로 간다. 어려운 상황 속에 선택하고 집중했던 것이 인정받은 기분이라 좋았다. 대학시절 전공을 살린다는 기쁨도 있었다.

일요일인 오늘은, 내가 개발자로 일하게 된 지 딱 2년 째 되는 날이다. 이 회사에서는 딱 2년을 채우고 퇴사하게 되었다. 월요일 퇴사이기 때문에 금요일 퇴근 전 책상을 깔끔히 정리하고 사진을 찍어뒀다. 막상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아마 이것도 첫 경험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첫 직장을 좋은 시간으로 가득 채우고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초심을 잃지 않고 기억하자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다. 많은 걸 배우고 경험한 곳이었다. 이곳에서의 2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일본은 대학 시절 방문학생 자격으로 1년간 살아본 경험이 있다. 그때는 지금과 많이 달랐던 것이 일단 학생이었고, 함께 가는 친구들이 많았다. 1년이 지날 때 즈음에는 정말 한국에 돌아오고 싶지 않을 정도로 일본 생활을 만끽하고 즐겼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랬던 가장 큰 이유는 나의 모든 근심 걱정은 한국에 있었고, 한국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간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내 근심과 걱정은 국가에 상관없이 나 자신한테 있고, 한국에서 포기하거나 두고 가는 것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가고자 하는 이유는 실패할지언정 좋은 경험이자 가치가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고민에서 해방되는 순간 나는 비로소 일본 생활에 적응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의 삶
월요일 공식적으로 퇴사를 하면 약 두 달 간의 휴식기를 갖게 된다. 사실 말이 두 달이지 일본에서 살 집을 알아보고 계약하고, 이사 및 짐 정리나 행정 처리 등을 하면 사실상 한 달 정도의 시간 밖에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곧장 이직은 아니라 재충전의 시간을 어느 정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작년 여름에 너무 덥고 힘들어서 딱 한 달만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막상 쉰다고 하니 마냥 쉬기보다는 그동안 부족했던 공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까 생각하고 있다.
3년 차가 되기까지의 목표
새로운 회사에서 하루빨리 적응하고 인정받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기준이 애매하긴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로 인정받고 싶다. 큰 규모의 외국 회사이기 때문에 사실 지금까지와는 많이 다를 수 있고, 어쩌면 여러 방면에서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잘 이겨내고 노력해서 많은 걸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들고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1년이 지난 26년 4월 20일 회고글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모르지만 지금 이 선택에 후회는 절대 없음을 당당히 말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렇게 될 수 있게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