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일기

비전공자, 부트캠프 출신 백엔드 개발자의 솔직한 취업 1년 후기

팡펑퐁 2024. 4. 20.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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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차 목표 달성했나요?

- 취업한 지 3주 정도 지났을 때 블로그에 1년 목표를 세웠는데, 부끄럽지만 달성에 실패했다. 두 가지 목표는 자격증 취득이었고 한 가지 목표는 개발 공부에 관한 내용이었다. 자격증 취득부터 얘기하면 아직도 쿠버네티스 공부 중이다. 시험은 작년 사이버 먼데이 때 응시 신청을 해두었고 1년 기한이니 대략 올해 12월 초까지 시험에 2 번 응시할 기회가 있다. 현재로서는 응시 만료 기한 전까지 충분히 공부하고 안전하게 합격할 생각이다.

 

 aws의 경우 현재는 전혀 공부할 생각이 없다. 회사에서 오라클 클라우드를 사용하기도 하고 아직까지 클라우드 관련 세팅까지 깊게 관여할 기회나 일이 없기 때문에 완전히 후순위로 밀려버렸다. 나중에 이직하게 되었을 때 해당 회사에서 aws를 사용한다고 하면 그때 하면 되니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왜 자격증 하나 못땄냐 하면.. 사실 회사 일이 엄청 바쁠 때는 매일 야근에 손도 못 댔고 자바랑 스프링 공부가 너무나도 부족하여 매일 기본 공부에만 치중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뭐 정말 합격을 위해서였다면 미친 듯이 몰아쳐서 공부하고 땄을 수도 있지만 딱히 그러고 싶지는 않았고 도커와 쿠버네티스에 대해 천천히 흡수하며 올바르게 알고 사용하고 싶었기 때문에 시간 날 때마다 천천히 공부하기로 생각을 바꿨다. 

 

유일하게 달성한 것은 세 번째 목표인 "격리된 테스트 환경 구축 반복과 사용하는 시스템의 디버깅 방법 공부"인 것 같다. 내가 짠 코드에 매주마다 추가되거나 변경되는 요구사항이 들이닥친다. 이렇게 해서 테스트 코드를 어떻게 짜라는 거야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객체 지향적인 코드를 짜보겠다고 열심히 고민하고 만들어도 코드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많이 바뀌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그래도 나름의 테스트 코드를 만들어 보면서 안정적인 로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인데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디버깅의 경우도 효율적인 방법을 위해서 필요한 로그와 그렇지 않은 로그를 구분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여러 시도를 해보았다. 처음에는 매우 어려웠는데 이것 역시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 개발 서버(디버깅 로그)와 상용서버(운영 로그)에 차이를 두고 있다. 이 밖에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쉽게 문제점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아직 많이 부족하여 여전히 공부 중이다.

 

자기반성

- 크게 반성할 일은 없는 것 같다. 굳이 꼽자면 공부를 더 열심히 하자는 것. 올해 들어서 이사를 했는데 전세금 반환이나 은행 대출 등 신경 쓸 일이 많아 흐름이 크게 한 번 끊겼다. 현재는 다 정리되어 새 집에서 살고 있다. 출퇴근이 무려 왕복 세 시간이나 되어버려 예전만큼 공부할 시간이 많지는 않다. 그래서 출퇴근 길에는 인프런이나 유데미 들으면서 조금이라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작년과는 많이 달라진 환경에 쉽지는 않지만 다시 공부량을 끌어올릴 생각이다.

 

고민

- 다른 개발자들과의 교류가 완전히 끊겼다. 작년까지만 해도 코드스테이츠에서 주최하는 그로잉데이라고 하는 개발자 오프라인 커뮤니티 모임이 있어 매달 참석하면서 인사이트도 얻고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운영이 어려워졌는지 작년 말부터 없어졌다. 꽤나 큰 커뮤니티였고 내가 코드스테이츠 출신이기 때문에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많은 교류 기회가 있었는데 아쉽게 됐다. 다른 교류 프로그램을 찾지는 않았다. 위에 언급했듯이 개인사로 정신이 없었고 혼자 공부하기도 바빴기 때문이다. 이제는 안정적이게 되어 다시 찾아볼까 싶다.

 

현재의 삶

- 회사에서는 일하고 집에 와서는 공부한다. 특별한 건 없다. 아직도 매일 새롭다. 정신없는 날은 지쳐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기절하고 여유로운 날은 평소보다 더 공부하고 있다.

 

2년 차가 되기까지의 목표

- 올해 쿠버네티스 자격증을 취득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해볼 생각이다. 작년처럼 거창하게 계획 세우지 않고 이대로만 열심히 살려고 한다.

 

현재 신입 개발자로 취업 어떤 것 같나요?

 혹시나 비전공자인데 개발자가 되고 싶어 검색하다가 들어오신 분을 위해 취업하고 1년이 지난 지금 나의 생각을 조금 공유해보려고 한다. 이 글을 쓰는 2024년 4월 기준으로 얘기하면 여전히 좋지 않다. 작년 글에 내가 신입 개발자 취업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며 굉장히 어려워졌다고 했는데 지금은 작년의 상황이 그리울 정도로 더 어려워졌다. 내가 2월 수료인데 6월까지 취업을 못한 많은 동기분들은 결국 개발 시장을 완전히 떠났다. 결론적으로 110여 명의 최종 수료생(최초 150여 명이었음) 중에 몇 명이나 개발자로 취업됐냐고 하면 모두와 연락하고 있지 않아서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절대로 절반도 되지 않는다. 물론 올해 스타트업 투자액이 늘어나고 있어 희망적이라고 하지만 재작년부터 올해까지 취업 못한 고인물 개발자 취준생들이 시장에 아주 많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어 어려운 건 변함없을 것이다.

 

 정리하면 시장에 취업 못한 사람이 넘친다(공급 과잉), 개발 회사에서도 투자액이 줄어드니 사람을 뽑지 않고 뽑아도 확실한 실력을 가진 경력직을 선호한다.(수요 감소) 신입일수록 개발자의 단가는 낮아지고 취업 못한 사람들이 늘어나니 그중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하는 사람들 덕분에 평균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어 열심히 공부해도 예전만큼 좋은 회사 가기 힘들다.

 

부트 캠프를 이미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기존의 직업을 버리고 온 동기들이 많았다. 그중에 타 업계에서 경력이 꽤 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 사람들이 가장 안타까웠다. 기존 업계에서 받던 대우나 연봉이 있는데 그에 준하거나 그 이상을 바라고 개발업계로 뛰어들었을 텐데 실상은 연봉을 거의 오백에서 천만 원이나 깎이게 되었으니 말이다. 당연히 납득하지 못했고 좋은 기업에 가기 위해 더 공부를 한다고 하신 분들이 많았다. 슬프지만 이러한 분들 중에 결국 개발자로 취업하셨다는 분은 한 분도 없었다. 이 외에도 단순히 나는 비전공자니까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느니.. 바로 유니콘 기업에 갈 거라느니, 시리즈 C 아래는 안 갈거라느니 하면서 길게 취업 준비를 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중에 성공한 케이스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연락이 끊겼다..

 

 개인적으로 비전공자 한정 부트캠프 수료 후 약 6 개월 내로 취업하지 못하면 개발자로 일하기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이게 왜 그러냐면 고작 6 개월 동안 배운 내용만을 가지고 수료하고 몇 개월 더해서 수료 직후랑 큰 차이를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트캠프에서는 정말 필요한 내용만 가르치는데 말 그대로 전시의 신병 훈련소처럼 빨리 시장에서 필요한 기술만 가르치고 바로 실전에 투입시키기 위한 목적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넓고 얕게 가르친다. 그래서 사실 이게 뭔지도 모르고 쓰거나 왜 배우는지 이해 못 한 채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 상태에서 스스로 더 공부한다고 해도 수료 직후와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혼자서는 지금 내가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감을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것저것 찍먹만 한다든가, 인강만 계속 듣는다든가 할 것인데 사실 개발자가 되어서도 공부는 끊임없이 해야 하므로 취업하고 회사 일 하면서 하는 게 제일 베스트이다. 회사를 다니게 되면 당장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공부가 무엇인지 눈에 보이는데 취업 전에는 도대체 뭐를 해야 하는지 감을 못 잡기 때문이다. 그만큼 개발 분야는 넓고 할게 많다.

 

 그리고 부트캠프의 교육 방식이 먹히려면 전시 상황이어야 한다.(기업의 인력 부족이 심각해야 함) 그런데 지금 시장을 전쟁에 비유하면 전쟁은 이미 한참 전에 끝났는데 신병을 미친 듯이 찍어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부트캠프 메인 프로젝트의 리팩토링과 함께 면접을 위한 cs, 언어, 사용 프레임워크에 대해 공부하여 빠르게 취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부트캠프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드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스스로 메타인지를 가지고 잘 판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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